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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만리(九萬里) 우주에서 보내오는 기상위성 정보

  • 웹출고시간2024.09.10 17:24:25
  • 최종수정2024.09.10 17:24:39

장동언

기상청장

'내 마음 베어내어 저 달을 만들고자/ 구만리 장천에 번듯이 걸려있어/ 고운님 계신 곳에 가 비추어나 보리라' 이는 조선 중기의 문신이자 문인 정철의 시조로 임금에 대한 충성심과 그리움을 담고 있는데, 여기에서 '구만리 장천(九萬里 長天)'은 아득히 높고 먼 하늘이라는 의미로 쓰였다.

이처럼 닿기 어려운 아득하게 먼 거리를 비유적으로 '구만리(九萬里)'라고 이르곤 한다. 구만리는 현대의 단위로 환산하면 약 36,000km인데, 이는 기상청에서는 낯설지 않은 숫자다. 정지궤도 위성의 운용 높이와 같기 때문이며, 기상청에서 운영 중인 천리안위성도 적도 약 36,000km 상공에 자리하고 있다. 이 높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산 고도 8,848m의 4배에 달한다. 이렇게 먼 곳에 있는 천리안위성이지만, 천리안위성이 수집하는 관측자료는 위험기상을 감시하고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생활에 밀접한 정보로 활용되고 있다.

천리안위성은 24시간 한반도 주변을 2분 간격으로 관측하므로, 태풍, 집중호우, 안개, 황사 등의 위험기상 감시에 유용하다. 아시아와 서태평양의 수증기, 구름, 기단 등의 분포를 입체적으로 파악 가능한 산출물을 활용하여, 급격하게 발달하는 집중호우 유발 기상환경을 분석하고 감시한다. 또한, 지면 부근에서 생성되는 안개의 특성을 활용해 안개 상단과 지면의 온도 차이로부터 안개 영역과 이동 상황을 분석하고, 식생, 눈 덮임, 토양수분 등의 산출물을 활용하여 황사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에 대한 지면 상태를 지속적으로 감시해서 황사 발생 가능성 분석에도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위성자료는 다른 지상관측자료와 중첩해 예보분석에 활용되고 예보관의 판단에 도움을 준다. 특히,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으면, 태풍의 예상 경로를 따라 2분마다 추적 관측하는 태풍 특별관측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태풍의 이동 방향과 강도 변화를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다.

천리안위성 관측자료는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과 폭염 감시에도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절반 이상이 산림으로, 지난해 발간된 산림청의 산림임업통계연보에 따르면 62.65%가 산림지역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에는 지상관측장비를 설치하기 어려운 지역이 많다. 이에 기상청은 천리안위성으로 지상관측자료가 부족한 지역의 토양수분과 증발산량을 산출하여, 기상청 가뭄정보 시스템을 통해 국민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폭염 감시를 위한 지표면온도와 식생지수도 공백없이 자료를 산출 중이다.

최근 자외선지수가 높은 날이 빈번하게 나타나면서 국민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기상청은 천리안위성 자료를 활용하여 자외선지수를 생산하고, 국가기상위성센터 누리집을 통해 전국적인 자외선 분포 지도를 제공하고 있다. 인공지능기술을 적용한 고해상도 일사량 자료도 함께 서비스하고 있는데, 전력량과 태양광 발전량 등의 수요 예측에 활용함으로써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처럼 천리안위성 자료는 국민 안전을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농업과 각종 산업 분야에서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구만리는 '앉아 삼천리 서서 구만리'라는 속담에서처럼 앞일을 훤히 내다보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표현할 때도 쓰인다. 천리안위성은 아득히 먼 우주에서 한반도의 구만리 앞을 내려다보듯, 365일 시시각각으로 나타나는 위험기상과 기후위기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주고 있다. 기상청은 천리안위성이 국민 안전을 위한 임무를 지속해서 수행할 수 있도록, 2031년 발사를 목표로 천리안위성 5호 개발을 추진 중이다. 천리안위성이 보다 정밀하고 향상된 성능을 지닐 수 있도록 매진하는 기상청의 노력과 국민 안전 지킴이로서 한층 더 자리매김해 가는 천리안위성의 활약을 지켜봐 주길 바란다.

/ 장동언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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