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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도 안되는 물막이판이 무슨 소용"…물막이판 부실 설치에 반지하 주민 '불안'

지난해 청주시 재해취약주택 지원 사업, 물막이판 설치
무거운 무게, 주차 문제로 설치·해체 번거로워
지자체, "예찰 강화와 추가 수해 장비 전폭 지원"

  • 웹출고시간2024.07.04 18:00:08
  • 최종수정2024.07.04 18:00:08

청주시가 지난해 침수 피해를 입었던 한 반지하 다세대주택 입구에 침수 방지를 위한 물막이판을 설치했으나 고르지 못한 바닥 면과 물막이판 사이가 발이 들어갈 정도(선 안)로 유격이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이 밑으로 물이 다 들어오잖아요. 이게 어떻게 물막이판이야"

지난 1일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의 한 주택에서 만난 A(60)씨는 주택 앞에 설치된 물막이판을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이곳 반지하에 30년째 거주하는 A씨는 장마철이 되면 '호우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지난 2017년 충북 지역에 집중호우로 물이 역류하는 바람에 집이 온통 쑥대밭이 되는 일을 겪었기 때문이다.

A씨는 "당시 침수 피해로 3천만 원이 넘는 재산 피해를 입었다"며 "올해도 비가 많이 내린다는데 빗물이 집에 들어오면 대부분 살림은 두고 피신할 생각까지 가지고 산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A씨가 거주하는 곳은 지형이 주변보다 낮아 주요 침수 지역으로 꼽힌다.

또 1인 가구가 거주하는 원룸·다세대주택 등이 밀집해 있어 반지하 주택 비율도 높고 하수구도 많아 침수에 취약하다.

청주시가 지난해 침수 피해를 입었던 한 반지하 다세대주택 입구에 침수 방지를 위한 물막이판을 설치했으나 고르지 못한 바닥 면과 물막이판 사이가 발이 들어갈 정도(선 안)로 유격이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 김용수기자
지난해 충북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청주시는 '재해취약주택 지원 사업'을 통해 A씨가 거주하는 주택 출입구에 물막이판을 설치했다.

물막이판은 도로가 물에 잠겨도 건물 내부로 물이 유입되지 않게 하는 장치로, 주로 건물 출입구와 반지하 주택의 창문에 설치한다.

하지만 A씨를 비롯한 반지하 거주민들은 물막이판이 "차라리 없는 게 낫다"며 입을 모았다.

평평한 바닥에 밀착시켜 빗물을 막는 일자 형태의 물막이판은 A씨가 거주하는 경사진 지형엔 적합하지 않다는 것.

실제로 이날 취재진이 A씨 주택 출입구에 있는 물막이판 고정대에 판을 끼워 설치해 봤으나, 밑부분이 바닥과 밀착되지 않아 틈 사이로 빗물이 흘러들어왔다.

A씨는 "물막이판 설치 당시에도 이곳에 살고 있는 주민의 의견과 주변 환경을 고려해 설치해야 한다고 몇 번이나 얘기했는데 소용이 없었다"며 "설치된 물막이판은 이를 하나도 반영하지 않은 주먹구구식 결과물"이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물막이판 역시 폭우에 대비해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조치가 필요하단 지적도 나온다.

A씨는 "해당 물막이판은 스테인리스 재질로 제작돼 매우 무거워 혼자서 설치가 어려운 데다 잘 끼워지지도 않는다"며 "장마철이 아닌 계절에는 따로 빼서 보관해야 하는데 길이도 2m가 넘어 보관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주차 문제도 골칫거리다.

건물 출입구에 물막이판을 설치해 놓으면 차량이 나가거나 들어올 수 없어 같은 건물에 사는 주민들이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 A씨의 설명이다.

그렇다고 물막이판의 설치 비용이 저렴한 것도 아니다.

시에 따르면 A씨가 거주하는 주택의 물막이판 설치 비용은 무려 385만 원이다.

이외에도 A씨와 같은 재해취약주택 6가구의 고정식 물막이판 설치에도 1천100여만 원이 들어갔다.

A씨는 "차 통행도 가로막고 빗물도 막지 못하는 물막이판은 있으나 마나"라며 "차라리 자비로 제대로 된 물막이판을 구매해 설치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다른 지역에 설치된 물막이판도 엉성하긴 마찬가지였다.

흥덕구 비하동에 거주하는 단독주택 주인 B씨는 "지난해 구청 관계자가 우리 건물에 대해 물막이판 설치 동의 여부를 물은 적이 있는데 침수 주택이라는 낙인이 찍힐까 봐 거부했다"며 "물막이판을 설치한 빌라에선 관리가 불편하고 사후관리도 이뤄지지 않아 후회하고 있단 이야기를 듣고 설치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다행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과거 서울에서 발생한 반지하 참사로 인해 지원 사업이 급하게 수립된 상태였고, 부족한 예산으로 지원 사업을 진행했었던 부분은 인정한다"며 "다만 사후관리의 경우 공공시설 사업처럼 시가 직접 관리하는 사업이 아닌 민간 영역 지원 사업이기 때문에 관리는 주택 관계자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다가오는 장마철에 대비해 반지하 세대들이 피해를 입는 일이없도록 하수관과 배수관 기반 시설을 정비했다"며 "추가로 예찰을 강화하고 이동식 물막이판과 모래주머니를 구비하는 등 수해가 없도록 각별히 신경 쓰겠다"고 덧붙였다.

/ 임성민기자

청주시가 지난해 침수 피해를 입었던 한 반지하 다세대주택 입구에 침수 방지를 위한 물막이판을 설치했으나 고르지 못한 바닥 면과 물막이판 사이가 발이 들어갈 정도(선 안)로 유격이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 김용수기자
지난해 충북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청주시는 '재해취약주택 지원 사업'을 통해 A씨가 거주하는 주택 출입구에 물막이판을 설치했다.

물막이판은 도로가 물에 잠겨도 건물 내부로 물이 유입되지 않게 하는 장치로, 주로 건물 출입구와 반지하 주택의 창문에 설치한다.

하지만 A씨를 비롯한 반지하 거주민들은 물막이판이 "차라리 없는 게 낫다"며 입을 모았다.

평평한 바닥에 밀착시켜 빗물을 막는 일자 형태의 물막이판은 A씨가 거주하는 경사진 지형엔 적합하지 않다는 것.

실제로 이날 취재진이 A씨 주택 출입구에 있는 물막이판 고정대에 판을 끼워 설치해 봤으나, 밑부분이 바닥과 밀착되지 않아 틈 사이로 빗물이 흘러들어왔다.

A씨는 "물막이판 설치 당시에도 이곳에 살고 있는 주민의 의견과 주변 환경을 고려해 설치해야 한다고 몇 번이나 얘기했는데 소용이 없었다"며 "설치된 물막이판은 이를 하나도 반영하지 않은 주먹구구식 결과물"이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물막이판 역시 폭우에 대비해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조치가 필요하단 지적도 나온다.

A씨는 "해당 물막이판은 스테인리스 재질로 제작돼 매우 무거워 혼자서 설치가 어려운 데다 잘 끼워지지도 않는다"며 "장마철이 아닌 계절에는 따로 빼서 보관해야 하는데 길이도 2m가 넘어 보관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주차 문제도 골칫거리다.

건물 출입구에 물막이판을 설치해 놓으면 차량이 나가거나 들어올 수 없어 같은 건물에 사는 주민들이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 A씨의 설명이다.

그렇다고 물막이판의 설치 비용이 저렴한 것도 아니다.

시에 따르면 A씨가 거주하는 주택의 물막이판 설치 비용은 무려 385만 원이다.

이외에도 A씨와 같은 재해취약주택 6가구의 고정식 물막이판 설치에도 1천100여만 원이 들어갔다.

A씨는 "차 통행도 가로막고 빗물도 막지 못하는 물막이판은 있으나 마나"라며 "차라리 자비로 제대로 된 물막이판을 구매해 설치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다른 지역에 설치된 물막이판도 엉성하긴 마찬가지였다.

흥덕구 비하동에 거주하는 단독주택 주인 B씨는 "지난해 구청 관계자가 우리 건물에 대해 물막이판 설치 동의 여부를 물은 적이 있는데 침수 주택이라는 낙인이 찍힐까 봐 거부했다"며 "물막이판을 설치한 빌라에선 관리가 불편하고 사후관리도 이뤄지지 않아 후회하고 있단 이야기를 듣고 설치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다행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과거 서울에서 발생한 반지하 참사로 인해 지원 사업이 급하게 수립된 상태였고, 부족한 예산으로 지원 사업을 진행했었던 부분은 인정한다"며 "다만 사후관리의 경우 공공시설 사업처럼 시가 직접 관리하는 사업이 아닌 민간 영역 지원 사업이기 때문에 관리는 주택 관계자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다가오는 장마철에 대비해 반지하 세대들이 피해를 입는 일이없도록 하수관과 배수관 기반 시설을 정비했다"며 "추가로 예찰을 강화하고 이동식 물막이판과 모래주머니를 구비하는 등 수해가 없도록 각별히 신경 쓰겠다"고 덧붙였다.

/ 임성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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