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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05.28 15:09:36
  • 최종수정2024.05.28 15:09:36

김은정

세명대 교양대학 부교수

올해 1월 행정안전부는 주민등록 인구통계 집계 사상 최초로 70대 이상 인구가 20대 인구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UN에 의하면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이 7% 이상인 경우 고령화사회, 14% 이상은 고령사회, 20% 이상은 초고령사회로 분류하게 되어 있는데, 이에 따르면 한국은 초고령사회 진입을 코앞에 두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초고령사회는 현대 의학과 과학기술의 영향으로 기대수명은 늘어나고 그에 비해 출생률은 낮아지는 현상이 맞물려 발생하는 결과라 할 수 있다. 즉 출생률이 높거나 평균 기대수명이 낮은 경우는 고령화사회가 될 가능성이 작아진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의학이 충분히 발달하지 못하고 의료서비스가 확대되지 못하여 평균 기대수명이 낮은 개발도상국은 고령화사회가 되는 경우가 드물며, 반대로 출생률이 평균 수준이라고 하더라도 기대수명이 높은 국가는 고령사회로의 진입이 불가피해지는 것이다. 사실상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다수의 선진국들은 이미 초고령사회가 되었거나, 빠른 시일 내에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이 예정되어 있다. 전술했듯이 여태까지 70대 이상 노인 인구가 20대 인구를 넘어선 적은 없었다. 우리는 이전까지 전혀 살아본 적이 없는 세상에서 살게 되는 것이다.

2022년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한 세계 유수 영화제에 출품되면서 많은 화제를 모은 일본 영화 <플랜75>는 일본 정부가 '플랜75'라는 정책을 만들어 75세 이상 국민에게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권리'를 부여하는 법안을 제정하는 미래 사회를 상상한다. '플랜75'를 택하는 노인에게는 위로금 명목으로 10만 엔(약 100만 원)이 지급되고, 공익 광고에 등장하는 노인은 '언제 죽을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서 좋다'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짓는다. '죽음을 선택할 권리'라는 캐치프레이즈는 얼핏 주체적으로 자신의 죽음에 대한 결정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쥐어 주는 듯 보인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영화에서 죽음을 선택할 '권리'는 세상살이에 능하지 못하고 돌봄이나 복지의 안전망에서 벗어나 있는 사람들에게 남아 있는 마지막 선택으로 그려진다. 삶의 모든 면이 가로막힌 노인은 그나마 신세진 사람들에게 약간의 돈이라도 갚고, 더 이상 비참한 삶이 지속되는 것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영화에서 그려진 것처럼 크루즈 여행을 하며 세계를 돌아다니는 부유한 노인들에게는 무병장수가 목표다. 75세에 죽는 계획은 농담으로도 하고 싶지 않아 한다. 결국 '플랜75'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선택하게 되는 사람들은 저녁 반찬으로 고등어구이 해먹는 것조차 고민하는 빈곤노년층이다.

세계적으로 안락사의 제도화에 대한 논의와 실천이 조금씩 진행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일부는 안락사가 허용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 죽음을 선택할 권리, 물론 중요하게 논의되어야 할 문제다. 그러나 그것이 제도 내로 들어가는 길에는 아주 많은 질문과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삶을 선택할 권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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