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협하는 무더위, 폭염 영향예보로 대비하세요

장동언

기상청장

2023년 6월, 영국 BBC 방송은 엘니뇨가 발생한 다음 해에는 전 세계적으로 이상 고온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보도하며, 당해 6월부터 시작된 엘니뇨의 영향으로 2024년은 역사상 가장 더운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문가들의 전망을 소개하였다.

기후 패턴을 교란하는 엘니뇨는 올해 5월을 기준으로 완화되는 추세이지만, 엘니뇨와 다른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에는 때 이른 폭염이 발생하여 휴교, 정전, 가뭄 등의 피해가 잇따랐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떨까. 봄철부터 높았던 열대 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 상태가 여름철까지 지속되면, 서태평양 지역의 대류 활동이 강화되어 상승기류가 발생하고, 동아시아에는 하강기류가 발생하여 고기압성 순환이 강화됨에 따라 맑은 날이 자주 발생하고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가능성이 있다.

사계절이 뚜렷하여 매년 더운 여름을 경험하는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에 비해 비교적 더위에 익숙한 편이다. 하지만 문제는 여름철이 평년보다 더 길고 뜨거워지고 있고, 그에 따라 폭염 피해도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 최고기온 33도 이상인 날을 폭염일수로 정의할 때, 우리나라 62개 기상관측지점의 평균 폭염일수는 1990년대 10.1일에서 2010년대 14.5일로 늘었다. 또한, 5월 폭염일 발생 횟수도 1990년대 9회에서 2010년대 164회로 크게 많아져, 더위가 더 빠르게 찾아오는 경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여름철 더위가 심화되면서 작년 전국 온열질환자가 질병관리청 집계 기준 2천818명으로 2022년 1천584명 대비 약 78% 증가하였다. 그리고 남해와 동해 연안 수온이 9월 중순까지 높아져 양식장에서 대량 폐사가 발생하며 약 438억 원의 재산 피해가 있었다. 이 외에도 2022년 7월 1일에는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상황에서 철로가 휘어져 고속열차가 탈선하는 아찔한 사고도 있었다. 이처럼 폭염은 다양한 분야에서 국민 안전과 국가 경제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

폭염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기상청은 일기예보와 기상특보 외에도 폭염 위험 단계와 대응 방법을 담은 폭염 영향예보를 날씨누리와 날씨알리미 앱으로 제공하고 있다.

폭염 영향예보가 발표되면 기온이 가장 높게 올라가는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는 야외 활동이나 작업을 자제하고, 물과 염분을 충분히 섭취하며 시원한 곳에서 주기적인 휴식을 취해야 한다. 그리고 폭염 영향예보에서 위험 수준이 경고 이상일 때는 낮 시간대 외출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폭염 영향예보를 적극 활용하여 안전하고 건강한 여름을 보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