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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07.14 14:41:02
  • 최종수정2024.07.14 14:41:02

김장회

대한지방행정공제회 이사장, 전 충북도 행정부지사

우리는 사회적 동물로 크고 작은 공동체에 소속되어 살아가고 있다. 보통 공동체의 소속 구성원은 행복하고 자유로우며 미덕을 가지고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정의로운 사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정의의 핵심 요소에 대하여 공리나 행복의 극대화, 선택의 자유 존중, 미덕과 공동선의 추구 등 다양한 견해가 있다. 정의(Justice)에 관한 저서와 강론으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Michael J. Sansdel)은 위의 견해 중 세 번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인간은 자연적 의무와 합의 이외에 서사적 존재로서 연대 의무 또는 소속 의무가 있으며 역사를 공유하는 존재로서 공동체에 대한 도덕적 책임이 따른다고 본다. 그는 연대 의식이야말로 시대의 요구이고 인격을 갖추는 것이라고 한다.

최근 공정한 사회와 정반대의 경우라고 볼 수 있는 도덕적 해이의 문제가 자주 제기된다.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는 '법과 제도적 허점을 이용하여 자기 책임을 소홀히 하거나 집단적인 이기주의를 나타내는 행위'를 뜻하는 용어이다. 일반적으로는 자신의 행위로 인한 손실을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부담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행하는 부도덕한 행위를 말하며 공익보다는 사익을 앞세우게 된다. 또한 정보경제학에서는 피고인과 변호사, 국민과 정치인 등 주인-대리인 관계에서 주인과 대리인의 이해관계가 합치되지 않는 경우에 대리인의 행동을 주인이 제대로 감시하기가 어려울 때 도덕적 해이 문제가 나타난다고 본다.

이러한 도적적 해이의 문제는 다양한 영역에서 제기되고 있다. 기업에서의 횡령과 배임, 하청 협력사에 대한 갑질, 불공정 계약, 대기업 가격 담합 등 경영 논란의 원인이 바로 도덕적 해이 때문이라고 지적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기업 실적의 과장 왜곡 발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Subprime Mortgage) 사태 시에 대형 투자은행의 지나친 규제완화와 방만한 운영 등의 경우에도 도덕적 해이의 사례로 비판을 받는다.

한편, 현대의 대의제 의회 민주주의 체제에서 정치인에 대하여 도덕적 해이의 문제가 지적되기도 한다. 법률과 선거를 통해 시민들의 권력을 대리하는 국회의원, 총리, 대통령 등이 도덕적 해이로 주인인 시민들의 이익보다 자신들의 이익을 더 추구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공동체의 지도자들은 공동체의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공동체의 리더와 주요 의사결정자들은 주인-대리인 관점에서 주인인 국민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있는가. 또한 지속가능한 발전이 이루어지도록 정책이나 제도는 설계되어 있으며 그러한 방향으로 설계되도록 노력하고 있는가· 등에 대하여 매 순간 부단하게 자문해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사회생활에서 도덕적으로 완벽하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공적 지위에 있는 사람이나 정치인은 일반인보다는 더욱더 공동체의 미덕이나 공동선을 위한 생각과 태도를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공동체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도덕적 해이가 방지될 수 있도록 제도나 규칙이 설계되고, 상황이 바뀌면 제도와 규칙도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혁신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노력이 계속된다면 공동체의 주인인 국민과 주민은 더 좋은 사회에서 살 수 있다는 밝은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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