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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소 식생활 리포트 - ⑨충북편

100% 우리밀로 농촌마을 활기찾다
동청주살림영농조합법인 미원산골마을빵
100% 미원면 재배 밀·저탄소 인증 청원생명쌀 사용
천연탕종·천연발효종 반죽 숙성
방부제·첨가제 '제로' 건강한 먹거리
주민 일자리 창출·관광객 발길 이어져
소로리쌀상회 기술 전수 등 선한 영향력 전파

  • 웹출고시간2024.07.01 17:14:35
  • 최종수정2024.07.01 17:14:35

김희상 동청주살림영농조합법인 대표가 미원산골마을빵에서 갓 구워진 쌀소금빵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 안혜주기자
[충북일보]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는 일상생활 곳곳에서 배출되고 있다. 음식을 먹을 때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밀은 운송 과정에서 많은 온실가스를 양산한다.

농림수산식품부의 '스마트 그린 푸드(www.smartgreenfood.org)'를 보면 미국산 밀은 수입 거리가 9천866㎞, 호주산 밀은 8천574㎞에 이른다.

'2023 양정자료'를 보면 2022년 기준 한국 식량자급률(사료용 제외)은 49.3%로 쌀은 104.8%, 서류는 103.1%인 반면 보리쌀은 27.2%, 콩은 28.6%, 옥수수는 4.3%였고 밀은 1.3%에 불과했다.

동청주살림영농조합법인이 운영하는 미원산골마을빵 전경.

ⓒ 안혜주기자
2022년 기준 밀 수입량은 식제분용 268만8천t, 사료용 1천171t으로 총 440만5천t이었으며 총 수입금액은 17억8천675만3천 달러였다.

국산 밀은 수입 밀과 비교해 운송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을 뿐아니라 재배 자체만으로 온실가스 저감에 도움을 준다.

우리밀살리기운동을 진행하는 한살림에 따르면 국산 밀 1㎏을 소비하면 우리 밀밭 3.3㎡(1평)가 확대된다.

지난 6월 15일 청주시 미원면 기암구말길(옛 기암초학교) 밀밭에서 '2024 청주 우리밀 페스티벌'이 열린 가운데 시민들이 보물찾기를 하고 있다.

ⓒ 안혜주기자
1평의 밀밭은 이산화탄소 3.5㎏을 흡수하고 2.5㎏의 산소를 배출하는데 이는 45년생 소나무와 맞먹는 정도로 밀은 공기정화 기능이 뛰어난 작물이다.

그러나 우리밀은 가격에 밀려, 제과·제빵에 적합하지 않다는 편견에 또다시 밀리며 그동안 소비시장에서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최근 기후 위기로 지속 가능한 농업과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국산 밀로 부풀린 건강한 빵을 만드는 곳이 생겨나고 있다.

충북 청주의 한 농촌마을의 한 빵집은 인근에서 재배한 밀로 빵을 구워 최근 몇 년 사이 전국적으로 크게 주목받게 됐다.

청주시 미원면 기암구말길(옛 기암초학교) 밀밭에서 지난 봄 파종된 밀이 푸른 잎을 자랑하고 있다.

ⓒ 안혜주기자
빵집 이름은 '미원산골마을빵'이다.

동청주살림영농조합법인이 운영하는 미원산골마을빵은 관광명소인 '미동산수목원'과 '옥화자연휴양림'이 있는 충북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 소재지로 옛 미원·낭성농협(현 동청주농협) 하나로마트(미원시내2길 36)에 위치해 있다.

동청주살림영농조합법인과 동청주농촌교육문화센터가 유휴시설로 남아있던 건물을 리모델링해 주민과 학생을 위한 교육·문화공간으로 활용하다 건물 시설 유지를 위해 '카페 잇다'와 함께 지역 밀과 쌀로 만든 빵을 만들어 판매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곳에서는 우리밀빵으로는 △통밀빵(5천400원) △크랜베리호두 캄파뉴(6천600원) △오징어먹물 치아바타(4천200원) △크루와상(플레인 3천200원) △흑임자소보로(3천 원) △수제단팥빵(3천 원) △모카빵(5천500원) △육쪽마늘바게트(4천900원) △초코브라우니(3천700원) △초코파이(2천500원) 등을 판매하고 있다.

우리쌀빵으로는 △쌀소금빵(2천600원) △쌀식빵(5천 원) △사과쌀 모닝빵(5개 4천900원) △쌀카스테라(4천800원) △홍국쌀식빵(5천500원) △쌀바게트(4천200원) △쌀롤케이크(미니 6천 원·1롤 1만5천 원) △쌀 케이크(1호 1만5천 원·2호 2만 원·3호 2만5천 원) △사과티그레(2천 원) △사과까눌레(2천200원) 등이 있다.

이곳 빵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미원에서 재배된 밀과 유기농·저탄소농산물 인증을 받은 '청원생명쌀'을 100%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부재료인 빵, 마늘, 꿀, 팥도 청주에서 생산된 것들이고 소금은 국내산 천일염을 사용한다.

천연탕종과 천연발효종으로 매일 직접 구워 판매하고 방부제, 유화제 등 첨가물은 일절 사용하지 않다보니 '건강한 먹거리'로 인기를 얻고 있다.

2021년 미원면 밀 재배면적은 1㏊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30㏊(30만㎡)까지 늘었다.

값싼 수입 밀에 밀려 자취를 감췄던 국산 밀 재배가 다시 시작된 것은 20년 전, 김희상 동청주살림영농조합법인·미원산골마을빵 대표에 의해서였다.

김 대표는1천㎡(300평)으로 시작해 재배면적을 늘렸고 김 대표와 함께하는 농가도 늘었다.

미원산골마을빵의 매출 상승은 일자리 창출로 이어졌다.

운영 첫해 1천만 원 수준에 불과했던 매출은 지난해 3억5천만 원으로 올라섰다.

직원 10명은 모두 미원 주민으로 1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하다.

빵순이·빵돌이 모으는 '빵지순례' 코스가 되면서 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청주시에 따르면 미원면은 청주시의 전체 면적의 13.7%(129.6㎢)를 차지하지만 도시화로 인구가 줄면서 올해 5월 기준 4천754명(2천792가구)이 거주하고 있다.

지난 1994년(8천208명)과 비교하면 10명 중 4명이 사라졌다.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47.6%(청주 평균 16.2%), 2명 중 1명이 고령자로 청주에서 가장 높다.

동청주살림영농조합법인이 운영하는 미원산골마을빵.

ⓒ 안혜주기자
조용하다 못해 적막했던 시골마을은 미원산골마을빵이 유명세를 타며 활기를 되찾고 있다.

미원산골마을빵은 지역농산물 소비 확대와 지역공동체 회복을 위해 가치 있는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동청주살림영농조합법인은 청주시농민회와 매년 6월이면 밀 경작지에서 펼쳐지는 '청주우리밀페스티벌'을 연다.

올해로 3회를 맞은 우리밀페스티벌은 지난달 15일 옛 기암초 터에 조성된 밀밭에서 펼쳐졌다.

가족 단위 참가자들은 밀밭에서 보물찾기, 명상하기, 수확체험, 시식 등 다양한 체험을 국산 밀의 가치를 오감으로 경험했다.

동청주살림영농조합법인은 청주 흥덕구 옥산면 소재 소로리쌀상회에 빵 제조법을 전수하며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고 있다.

소로리쌀쿡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소로리쌀상회는 인류 최초 볍씨 출토지인 옥산면 소로리에 있는 카페로 마을에서 재배된 쌀로 다양한 쌀빵을 구워 판매하고 있다.

국산 밀은 지속 가능한 농촌과 농업은 물론 기후 위기 시대 대안이 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는 남아있다.

통계청 조사 전국 밀 재배면적은 △2022년 8천259㏊ △2023년 1만1천600㏊ △2024년 9천536㏊로 올해 17.8% 줄면서 감소세로 전환됐다.

충북은 △2022년 8㏊ △2023년 28㏊ △2024년 10㏊로 감소했다.

식량자급률 제고를 위해 농식품부는 2025년 밀 자급률 5% 달성을 위해 2020년 11월 '1차(2021~2025) 밀산업육성 기본계획' 수립, 매년 시행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되는 수치다.

밀 산업 육성을 외치는 정부의 의지와 반대로 판로 확보 어려움을 겪으면서 농부들이 밀 농사를 포기하게 만들고 있다.

국산 밀을 제빵용 밀가루로 가공해 줄 가공시설의 부재, 제과·제빵업계 인식 개선 등 연관 산업으로 확산되지 못한 이유도 있다.

미원면에서 생산된 밀도 미원산골마을빵 판매만으로는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국산 밀 확산을 위해 김 대표는 국산 밀 전용 제분시설이 중부권에도 설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원에서 밀이 재배되지만 충북 내 제분 공장이 없어 경남 함양으로 오가야 하는 수고를 반복하고 있다. 왕복 4시간이 걸린다.

김 대표는 "정부가 밀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나서고 있지만 하지만 의지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며 "미원면에서 시작된 밀 농사가 청주나 충북으로 확대돼 지역에서 생산된 밀은 지역에서 가공할 수 있는 제분소가 생기길 바라며 이를 위해 관련된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 안혜주기자 asj1322@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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