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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08.08 14:24:10
  • 최종수정2024.08.08 14:24:10

한범덕

미래과학연구원 고문

우리나라 속담 중에 가장 이해가 안 되는 말이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말이었습니다.

스스로 돕는 자는 어떤 사람을 말하는 것인지를 이해하지 못한 것이지요. 그 말을 조금 이해하기 시작한 것은 대학입시와 공무원시험 공부할 때입니다.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시험을 봤을 때는 떨어지는 것이 마음 아프기보다 남보기 창피하다는 생각이 앞섰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고 시험을 봤을 때는 남이 어떻게 볼 것인가는 생각나지 않고, 합격여부보다 그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사람으로서 할 일을 다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진인사 대천명(盡人事 待天命)'이란 말이 바로 이 속담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그런 경기를 여러 번 보았습니다. 특히 남자양궁 개인전 결승에서 김우진과 미국의 브레이디 엘리슨의 경기에서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을 실감했습니다. 서로 두 세트씩 주고받은 5세트, 김우진이 내리 세발 모두 10점을 쏟아부은 신궁이 빛날 때, 이에 맞선 36세의 노련한 엘리슨도 세발 모두 10점을 맞추었습니다. 그 두 선수는 그야말로 몰아의 경지에서 경기에만 몰두했습니다. 슛오프 결정전에서도 두 선수의 격차는 4.9㎜라는 인간의 판정이 아닌 하늘의 판정을 받았고, 그들은 그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였습니다. 그들에게서 승자의 모습이나 패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오로지 스스로 흘린 땀방울의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달관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우리 선수들과 경기했던 탁구의 멜리사 테퍼(호주), 브르나 알렉산드로(브라질) 선수는 모두 한쪽 손의 장애를 가지고 있음에도 당당히 장애인올림픽이 아닌 이번 올림픽에 나와 높은 경지의 실력을 보여주어 모든 사람의 감탄을 받았습니다. 이들은 장애를 안고도 스스로 돕는 사람임을 세상에 알렸습니다.

우리 청주시청은 모두 7개 종목에 78명의 직장운동경기부를 갖고 있습니다. 특히 올림픽 금메달을 먼저 획득한 임동현(현재 양궁코치), 롤러세계선수권 3연패에 빛나는 우효숙(현재 청주시설관리공단), 2007년 라이프치히 양궁세계선수권대회와 2014인천, 2018자카르타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최보민(현재 은퇴) 등이 있습니다. 현재 국가대표는 3종목 8명이 있으며, 전국대회 우승과 메달리스트들도 많습니다.

이런 성과를 얻기까지 이들은 다른 생각 할 겨를없이 오로지 경기를 위한 구슬땀에 온몸을 적셔야 합니다. 세계챔피언 우효숙선수는 우암산을 걸어 올라가 본 적이 없다고 이야기하더군요. 저는 걸어 올라가는 것도 힘들어 엄두도 나지 않는 산꼭대기를 매일 뛰어올라갔다고 합니다. 사실 우리 청주시청의 운동종목은 양궁을 제외하고는 스포트라이트를 받기가 힘든 종목입니다. 그럼에도 우리 선수들은 오늘도 기록향상과 경기력을 높이기 위한 훈련에 한눈팔 사이가 없습니다.

이번 우리 올림픽선수단의 선전은 바로 이런 훈련으로 쌓아진 결과물이지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과실물이 아닙니다. 그러기에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도 밝은 모습으로 자기들이 쏟은 땀방울의 결과를 받아들였습니다. 그래서 승자에게는 진심 어린 축하를, 패자에게는 따뜻한 위로를 건네며 올림픽이라는 축제를 그대로 즐기는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주었습니다.

오로지 1등이 아니면 안 된다는 눈앞의 결과만을 추구하는 짧고 낮은 생각에서 모두가 같이 즐기는 축제 속에서 경쟁을 추구하는 넓고 높은 생각으로 승화시키는 스포츠맨십을 보여주고 있더군요. 우리들도 올림픽을 보는 모습이 스포츠 강국의 국민답게 성숙된 모습으로 즐기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우리 선수단의 선전을 축하하며, 특히 우리 지역 선수 여러분의 활약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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