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4.08.18 15:22:42
  • 최종수정2024.08.18 15:22:42

이재영

증평군수

증평군은 지난 2003년도에 증평읍과 도안면을 통합해 군으로 분리 독립했다. 21년으로 시간의 흐름으로는 길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증평군의 지역으로서의 역사는 한반도가 탄생한 것이 1만여 년 전 빙하기와 해빙기를 거치고 신석기와 구석기 시대를 고려하면 대략 8천 년 전에서 3천 년 전 사이에 지금의 모습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는데 증평도 이러한 역사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특히 길의 역사로서는 한반도의 중심역할을 해 왔던 고장이었으며 지금도 접근성과 이동의 편리성이 정주 여건의 가장 큰 매력으로 자리하고 있다.

지명을 살펴보면 도안(道安)은 고려 태조 때인 940년에 도안현으로 명명되었으며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길 도자에 편안할 안자를 써서 사방으로 길이 통해 접근하기 아주 편리한 지역이라서 이름 자체를 도안(道安)으로 정했다.

조선시대에는 지금의 증평읍 미암리 시화 마을에 시화역참(時化驛站)이 있었는데 세종실록 27년(1445년)의 기록을 보면 '지금 공법을 시험함에 있어 각역(各驛) 위전(位田)의 영축(盈縮)하는 수를 상고하면 시화역 밭은 본래 100결인데 2결 88복이 늘었다'고 해 조선시대 토지공법인 역둔전의 기준을 시화역으로 삼고 정인지 등 대신들을 이곳에 자주 파견해 시화 마을은 세종시대 토지공법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했다.

인삼은 1530년대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증평지역의 토산품은 인삼으로 기록돼 있으며 인삼은 보관하기가 까다로워 신선한 상태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지리적으로 접근성이 좋은 지역이어야 하는데 시화역이 있는 증평의 인삼이 최고여서 임금께 진상하기 가장 좋은 품목이라는 기록이 있다. 증평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로 들판이 넓고 물도 깨끗해 인삼 생육에 알맞은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예로부터 조직이 치밀하고 향이 좋으며 사포닌 함량이 높아 전국적으로 효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증평읍 송산리에 묘소가 있는 배극렴은 고려말 조선 초 무신으로 태조 이성계를 도와 많은 공을 세워 개국공신 1등이 되고 성산백(星山伯)에 봉해졌다. 배극렴이 사망하였을 당시 조정에서는 크게 애도하고 20일 장례 후 증평 두타산(頭陀山) 대아봉(大雅峰)에 예장하였다. 이곳은 개국공신으로 하사받은 식읍(食邑)으로 하사한 지역이다.

이 같은 몇 가지 역사적 기록을 보면 길로서 증평은 고래(고來)로 중심역할을 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역참(驛站)으로서 한양은 물론 개성과 중국까지 인삼을 매개로 통상무역을 활발히 하였으며 이후 증평은 인삼을 경작하는 거상을 상당히 많이 배출하였다. 개국공신에게 하사한 토지를 한양도 아닌 증평지역의 땅을 선택한 것은 그만큼 지리적으로 한양과 가까이 있다는 즉 접근성이 좋았으며 그만큼 가치가 있었다는 결론일 것이다.

근현대사에서 증평역은 1923년에 중앙선이 개설되면서 처음으로 개통된 역으로 이후에 37사단이 증평에 위치하게 된 것은 증평역이 있어 장병수송의 편리함이 절대적이었다. 증평역과 37사단이 증평에 자리 잡으면서 전통적인 농업지역에서 소비중심의 경제도시로 탈바꿈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지난 7월 25일 청주 청원구 북이면 금암리에서 증평군 도안면 광덕교차로에 이르는 충청내륙고속화도로 1-1공구 전 구간 10.5㎞와 1-2공구 일부 구간 1.6㎞가 개통되었다. 이 노선은 개통된 전 구간이 증평군을 지나는 것으로 들고 나는 편리성으로 생활권을 확장하는 효과와 함께 교통·물류 여건의 변화로 지역에 많은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증평군은 지역을 지나는 36번 국도개통으로 개통 당시 인구와 세대 수는 각각 3만4천546명과 1만4천398세대였으나 개통 후에는 3만7천484명과 1만8천944세대로 각각 8.5%와 31.6% 증가했다. 또 경제활동인구는 1만7천616명에서 2만2천45명으로 25.1% 증가했고, 사업체 수는 2천543개에서 4천496개로 76.8%, 종사자 수는 1만 1천157명에서 1만6천439명으로 47% 늘었다. 지역내총생산(GRDP) 역시 자동차 전용도로 개통 전 9천500억원에서 지난해 1조 3천272억 원으로 충북도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충청내륙고속화도로의 증평 구간 개통으로 증평군은 다시 한번 도약의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접근성이 대폭 개선돼 지역 산업과 관광도 성장할 것이다. 증평군에서는 길 위에 중심이 되도록 지역내 관광자원인 벨포레 관광특구를 전국에 확실히 알릴 수 있도록 홍보마케팅과 이벤트를 더욱 강화하고 좌구산 휴양 지역의 시설과 환경을 개선해 전국에서 손꼽는 명소가 되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이외에 증평민속체험박물관, 어린이 자전거공원, 연병호항일역사기념관, 연제근상사공원, 소월문학관, 유필무필장의 붓전시장, 장뜰전통시장 등 머물면서 즐길 수 있는 관광지가 되도록 연계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로마인들은 제국의 영토에 이르는 모든 영역에 도로를 건설해 수송로를 만들었다. 같은 기술을 가지고 중국은 성을 쌓는 데 집중했다. 도로와 성, 이 두 생각의 차이가 서로 다른 역사와 문명을 낳게 되었다. 로마 제국이 번성한 주된 이유는 도로망에 있었다. 한창 번성할 때는 지중해 연안뿐 아니라 유럽의 거의 모든 땅을 지배하였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에는 '방벽은 사람의 왕래를 차단하지만, 가도는 사람의 왕래를 촉진한다. 국가 방위라는 가장 중요한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이민족과의 왕래를 차단할 것이냐. 아니면 자국 내의 왕래를 촉진할 것이냐· 두 민족의 이런 사고방식의 차이는 결국 중국과 로마라는 고대 두 강국의 운명까지 결정하게 된다'고 기록돼 있다.

실크로드, 황금과 석유, 소금과 향신료의 수송을 담당하는 길, 가상현실에서 무한한 영토와 길, 인류는 길을 통해 진화하고 발전하고 있다. 충청내륙고속화도로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역사적으로 길 위의 중심인 증평이 이제 단순한 길이 아닌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하는 실질적인 중심이 되도록 기회를 잘 살려 산업과 관광, 여가문화, 스포츠 등의 제반 사항을 면밀히 검토하고 준비해 나갈 것이다.

/ 이재영 증평군수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김명규 충북도 경제부지사 "고향 발전에 밀알이 되겠다"

[충북일보] "'고향 발전에 밀알이 되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고 앞만 보며 열심히 뛰었고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중심 충북'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충북 음성이 고향인 김명규 충북도 경제부지사는 취임 2년을 앞두고 충북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고향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받은 만큼 매일 충북 발전에 대해 고민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부지사는 취임 후 중앙부처와 국회, 기업 등을 발품을 팔아 찾아다니며 거침없는 행보에 나섰다. 오직 지역 발전을 위해 뛴다는 생각으로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투자유치, 도정 현안 해결, 예산 확보 등에서 충북이 굵직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견인했다. 김 부지사는 대전~세종~청주 광역급행철도(CTX) 청주도심 통과, 오송 제3생명과학 국가산업단지 조성 추진, 청주국제공항 활성화 사업 등을 주요 성과로 꼽았다. 지난 2년 가까이를 숨 가쁘게 달려온 김 부지사로부터 그간 소회와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2022년 9월 1일 취임한 후 2년이 다가오는데 소회는. "민선 8기 시작을 함께한 경제부지사라는 직책은 제게 매우 영광스러운 자리이면서도 풀어야 할 어려운 숙제와 같